답변의 바탕이 된 설교
'전에 하던 대로' 2016년 6월 29일 수요기도모임 설교
2016-06-29 · 게시된 설교 원문 · 약 4분 읽기
강조된 문장은 Q&A 답변의 근거입니다. 앞뒤 문맥을 포함한 설교 전문을 아래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게시된 설교 원문
20160629 수요 기도 모임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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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 1장 8~10절, 다니엘 6장 10절, 전에 하던 대로
* 설교 음성파일 : http://file.ssenhosting.com/data1/kafka21th/20160629.mp3
‘전에 하던 대로’라는 제목의 하나님 말씀 전하겠습니다. 사람은 반복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복하면 지루하고 지칩니다. 그래서 늘 새로운 것을 원하고, 변화를 생각하지요.
본문 전도서를 기록하면서, 솔로몬 왕이, 세상이 헛되다고 말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도, 해 아래 진정으로 새로운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새 것 없이 주기적인 반복만 이어지는 세상을 보면서, 본문 8절처럼, 솔로몬은 “만물이 피곤하다.”고까지 말합니다. 그 말을 듣는 우리가 다 지칠 만큼 여러 차례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솔로몬이 피로를 느낀 바로 그 반복되는 주기성이야말로, 살아 있는 생명이 가진 가장 역동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매일 뜨고 지는 해와 달, 반복되는 계절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생명력을 우리가 가까이 들여다보면, 피로는커녕, 솔로몬이 그토록 갈망했던 ‘새로움’이 그 안에 충만한 것이지요. 일상의 피로에 찌든 우리가 그 피로를 씻고자 가는 곳이 바로 자연이고, 생명입니다. 우리의 삶보다도 훨씬 더 단순하고 반복적인 그곳으로, 우리는 때마다 새로움을 찾아 retreat 합니다.
어린아이들은 반복을 참 잘 견딥니다. 엄마에게 매일 밤 똑같은 이야기를 질리도록 들려 달라 하고, 같은 놀이를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하나도 지치거나 질려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생명으로 충만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아이들을 보면, 반복을 견디는 힘이야말로 생명력의 증거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하루에 세 번, 늘 하던 대로, 오늘 기도하는 본문 속 다니엘의 모습에서, 저는 어떤 거룩함이나 강한 의지보다도, 오히려 그런 신선한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왕의 조서가 내려진 상황에서,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기도하리라, 하는 비장함 대신, 반복되는 기도 가운데, 지루해하지 않는 어린아이의 힘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10절 끝에 나오는 ‘감사’라는 단어도 그렇습니다. 사실 이 본문의 맥락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 이 감사가, 다니엘이 드린 기도의 내용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감사, 그것은 어떤 대단한 일에 대한 거창한 감사가 아니라, 그저 생명이신 하나님 안에 우리가 거할 때 경험하는 평안과 만족을 표현하는, 그런 감사인 것입니다.
지친 우리의 삶이 생명력을 회복하고, 매순간 반복을 견디는 힘을 가지려면, 역설적으로 우리는,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 안에 더 규칙적으로, 반복적으로, 오늘 말씀처럼, ‘전에 하던 대로’ 그렇게 머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조차도 습관을 쫓아 기도하셨던 것처럼 우리를 창조하신 성령의 새로움 안에, 습관을 쫓아 머물러야 합니다.
사실 하나님의 새로움은 인간의 새로움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자연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귀히 여기시고, 그것을 새롭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기존에 있는 걸 다 소비하고, 소멸하여 새로움을 만드시는 분이 아닙니다. 물로 심판해도 결국 하나님은 노아의 가족으로 다시 시작하고, 그 배 안에 있던 암수 동물들로 다시 시작하십니다. 이스라엘을 망하게 하셔도, 결국 그들 중 소위 ‘남은 자’들을 통해서 다시 시작하지, 다른 민족으로 새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죄로 어그러진 우리의 삶이지만, 주님은 친히 그 어그러진 모습 그대로 오셔서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새롭게 하시지, 새로운 뭔가를 창조하지 않습니다. 구원이란 그런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새롭게 하시는 것, 그게 구원입니다.
지금 우리의 일상이 귀하고, 그것이 오늘 다니엘의 고백처럼, 감사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버거워하고 지루해하는 그 반복된 일상이야말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는, 생명의 그루터기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이 귀히 여기시고, 새롭게 하시기를 원하시는 여러분의 소중한 일상을 스스로 폄하하고 평가절하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니엘이 하듯이, 그 삶을 여러분 스스로 인정하고 감사함으로 축복하십시오. 오히려 그 지루함 속에,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반복을 심어서, 새로움의 열매가 맺혀지게 해야 합니다. 전에 하던 대로, 습관을 쫓아, 주님 안에 거하기를 힘쓸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일상 곳곳에 새겨진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의 터치들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매순간 솔로몬의 길과 다니엘의 길, 그 기로에 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늘 찾아 헤매고, 그렇게 그 새로움을 경험하며 소비하기 위해 분주한 삶을 살든가, 아니면, 매순간 새로움 가운데 계신 하나님, 늘 창조하시고, 항상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께로 나아가 그 하나님의 창조하심에 참여하는 삶을 살든가, 우리는 어느 한 쪽의 삶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라, 언제나 새로우신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믿고, 부디 그 선택의 기로에서, 잠잠히 주님께로 향할 수 있기를, 그리고 반복된 경건의 습관이 저와 여러분의 진정한 힘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잠깐 기도하겠습니다.
(이 설교는 번역가 홍종락 선생의 ‘또!’라는 칼럼에 많은 도움을 받았음을 밝힙니다.)